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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도

가고싶은섬 장도

신경마을

장도의 첫번째 마을 ‘신경마을’

신경마을은 평지가 없고 산과 바다가 접한 곳이 많아 해안가를 따라 두 세 가구씩 흩어져 마을이 형성되어 있다. 장도 사랑호가 다니는 신경선착장이 있어 오고가는 이들이 많다. 장도 사람들은 낯선 이들에게도 쉽게 인사를 건네 온다. 그렇게 작은 섬은 아니지만, 사람들의 친절함 덕분인지 어디를 가나 익숙하고 편안한 분위기다. 신경 선착장은 물때에 맞추어 하루에 두 번 운행되는 차도선 장도사랑호의 도착지다. 선착장 옆에는 어업용 다목적 크레인이 설치되어 있는데 수산물을 옮기거나 자연재해로부터 배를 보호하기 위해 인양하는 용도로 사용된다. 장도사랑호에서 내리면 가장 먼저 가고 싶은 섬 표지판을 확인하는 것이 좋다. 섬 중에는 큰 편에 속하기 때문에 섬 전체를 둘러보는 데 상당한 시간이 소요된다. 공식적인 트레킹코스 전체거리는 약 14km 정도인데, 코스 간 연결이 잘 되어있어 여행자의 기호에 따라 이동경로를 짜서 움직이는 것도 하나의 매력이다.

섬의 남서부 끝에 위치하여 오고가기가 불편하게 느껴지지만, 다른 지역은 수심이 낮아 장도 사랑호 정도의 큰 배가 들어올 수가 없다. 장도의 남쪽은 구릉성 산지로 되어있어 배가 들어올 수 있는 수심이 유지되는 편이다. 그나마도 썰물 때는 갯벌이 드러나 버린다. 장도 사랑호의 일과가 끝나면 신경 선착장은 인적 없이 한산한 공간이 된다. 갯벌이 드러난 곳에 생명체들이 분주히 움직일 뿐이다. 그마저도 고요하다. 선착장 앞쪽에는 무인도 나망과 낚시 포인트로 유명한 죽도, 등대가 있는 송도가 있다.

신경 선착장부터 시작되는 장도의 삶은 온전히 바다에 맞춰져있다. 하루에 48분씩 늦어지는 만조를 기준으로 장도 주민들의 시계도 48분씩 늦어진다. 외지 사람들은 그 48분으로 인해 머리가 핑핑 돈다. 분명 날씨도 같고 시간도 같은데, 어제의 분주함이 오늘은 느긋함으로 바뀌어있다. 신경 선착장 근방에서 뻘배 작업을 하시는 어머니는 피식 웃으며 말한다. “바다가 그라고 생겼는디, 사람이 별 수 있나?” 그 평온한 대답은 장도가 우리에게 주는 대답과 같다. 장도 안에서는 장도의 섭리에 따라,자연스럽게 흘러가면 된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그 대답의 의미를 알게 된다.

신경 선착장에 내리면 장도의 마을버스인 작은 승합차가 기다리고 있다. 벌교에서 장을 봐온 어머니들이 짐을 낑낑대며 내리면, 남정네들이 무심한 듯 트렁크에 턱턱 실어준다. 마을버스는 오래되어 칠이 벗겨지고 녹슨 차체가 드러나 그 세월을 짐작케 한다. 하지만 주민들을 가득 싣고 느긋하게 신경마을의 구불구불한 길을 따라 덜컹거리며 나아가는 버스 안의 분위기는 가족영화 속 한 장면처럼 푸근하다. 배에서 버스까지 짐을 들어줘 고맙다는 할머니가 내민 사탕처럼 마음이 달다. 이 마을버스는 장도 사랑호에서 운영하는 버스로 요금도 무료인데다가 장도 주민들이 탑승하는 동안 친절하게 어디가면 뭐가 있는지 잘 알려주기 때문에 필히 타는 것이 좋다. 도착지는 섬의 가장 끝인 부수마을로 장도 사랑호 도착시간에 맞춰 운행된다.